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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비즈 뉴스&맨] ㈜유영산업 정호태 대표 "한발 앞서 바꿨더니 두 발 앞서갑니다"

페이지 정보

작성자
관리자
등록일
2017-11-08
조회수
509

본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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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업이 치중해야 할 가치나 생존전략은 달라지기 마련이다. 외환위기 전만 하더라도 영업과 인맥으로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게 가능했다. 모든 자료가 디지털화돼 공개되는 요즘엔 객관적인 강점이 없는 기업은 자연스레 도태하기 마련이다. 실제로 1990년대 꾸준히 커가던 회사가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진 경우는 허다하다.
 
"아이템 좋은 걸 잡아 영업만 잘 해도 그럭저럭 회사가 돌아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. 이제는 기술개발(R&D)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. 유영산업은 기술력으로 안정적인 도약을 하게 됐죠."  


신발 소재 에이전시로 출발  
'연 매출 700억' 기업 성장  

신발업계 빠른 변화 발맞춰  
소재 가공 원천기술 R&D  
기술력이 '든든한 버팀목'
  



부산 사하구 신평장림산단에 본사를 둔 ㈜유영산업은 신발 섬유 기업이다. 신발 소재를 만들어 100% 수출을 하는데 지난해에만 600억 원대 매출을 올렸고, 올해도 700억 원 중반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. 

정호태 대표는 1991년 6월 유영산업을 창립했다. 세계적인 신발 브랜드의 부산지사에서 근무하다 사표를 낸 뒤 시작한 사업이었다. 직원은 4명이었고, 자본금 3000만 원 중 2000만 원이 대출이었을 정도로 소박하게 시작했다. 제조회사라기보다는 공장과 바이어를 연결해주는 에이전시에 가까웠다.

정 대표는 "워낙에 어렵게 커서 돈을 벌어야 했다. 33살의 젊은 나이였지만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"며 "하지만 초창기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꽤 성공했다"고 말했다. 

불과 1~2년 사이에 10억 원 가까운 이윤을 남길 정도로 유영산업은 사업 초기 나름대로 '대박'을 쳤다. 스판덱스처럼 신축성이 뛰어난 소재를 다뤘는데, 기술적으로 개발이 어려워 주문이 많았다. 

물론 좋은 아이템만으로 납품 계약을 따낼 수 있던 시절이 아니었다. 인맥과 영업으로 바이어의 마음을 흔들어야 했고, 정 대표는 열심히 많은 공장을 돌아다녔다. 하지만 가장 큰 무기는 브랜드 신발 회사 시절에 쌓은 이미지였다. 1980~90년대엔 큰 회사의 하청 기업에 대한 갑질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, 정 대표는 하청 기업에 나름대로 친절하게 대했다. 

정 대표가 "사업을 하면서 공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공장주가 반갑게 맞아주는 경우가 많았다"며 "그들이 옛날 제 직장을 찾았을 때 커피도 타주고 반겨줬던 게 고마웠다고 하더라.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런 친절함이 큰 사업 밑천이 된 셈이다"고 말했다. 

90년대 말 회사 내 제조 비중이 커지며 직원이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. 반면 경쟁사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. 그렇게 1차 위기가 왔지만 1998년 외환위기가 오히려 호재가 되었다.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 영업이 개선된 것이다. 정 대표는 "회사가 힘들 땐 정말 앞이 캄캄했다"며 "뜻대로 안 되는 것도, 또 예상밖으로 갑자기 일이 풀리는 것도 사업이다"고 말했다. 

2000년 이후 신발 생태계의 변화가 시작됐다. 나이키, 아디다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계약업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. 계약업체로 남아있기 위해선 더 좋은 소재나 기술이 필요했다. 예전처럼 바이어의 기분을 맞춰주며 영업하던 시절이 끝난 것이다.

유영산업은 발 빠르게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. 그 결과 재봉이나 접착 없이 좀 더 효율적으로 신발을 만들수 있는 소재 가공 원천 기술을 개발에 성공했다. 신발 브랜드 회사들이 이 기술에 눈독을 들이면서, 2014년 300억 원대의 매출이 어느새 700억 원을 훌쩍 넘긴 규모로 커졌고 지난해엔 3000만 불 수출탑도 달성했다. 현재 유영산업은 부산과 베트남 현지 공장에 각각 2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.

정 대표는 "불확실한 시장이지만 기술력을 확보한 덕에 연 30%가량의 성장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 같다"며 "20여 년간 주변 여건이 바뀌고 중간중간 위기도 찾아 왔다. 이런 변화에 남들보다 한발 앞서 적응한 것이 생존과 성장의 열쇠였다"고 말했다. 

글·사진=김백상 기자 k103@busan.com